개설 6년 만에 시장규모 34배 증가
전체 거래 중 50%가 개인 투자
펜데믹 거치며 안전자산 인식 확대
2030세대 금 투자 시장 유입 증가
올해 KRX금시장의 거래량이 30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연간 기준으로는 최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대책으로 자금이 풀리면서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도 폭발했다. 특히 2030 젊은 세대들이 금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 11월 12일 이사아경제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RX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2억 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2014년 개설 당시 2억 4,000만원에서 연평균 82% 성장을 지속해 6년 만에 시장규모가 34배 커졌다.
지난해 거래대금은 1조 8,013억원으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조160억원으로 전년 동기(7,103억원) 대비 43%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개설 이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누적 거래대금은 4조 2,250억원으로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KRX금시장의 거래량이 연간 기준 30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10톤을 돌파한 것은 2019년이 처음이며, 지난해에는 20톤을 넘어섰다.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가상화폐 급등락, 미국과 중국의 갈등 지속 등의 요인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과 수요 증가가 꼽힌다.
더불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량 보유하고 있으며,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확대하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이외 소비자 물가 증가폭이 커지면서 물가상승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투자자 중심의 시장 형성도 성장의 요인이다. 개설 초기 개인이 매수(92.4%)하고, 실물사업자가 매도(83.0%)하는 시장에서 점차 다양한 시장참가자가 참여하는 투자(유통)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반기 투자자별 거래 비중은 개인 50.1%(전년대비 10.4%p↓), 실물사업자 34.4%(12.9%p↑), 기관 15.5%(2.5%p↓)로 집계됐다.
젊은 층의 유입도 한몫했다. KRX금시장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일반상품계좌(위탁계좌)를 개설한 개인투자자의 51.8%(KRX금시장 참여 증권사 10곳의 2021년 3월말 위탁계좌수 집계 기준)가 30대 이하다. 연령층이 높을수록 시장 참여 비중이 낮기 때문에 이는 앞으로 성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물 매입 후 개인 보관하는 세대와 달리 증권 시장에 익숙하고 금 현물자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20~30대 젊은 층이 참여해 투자대상으로서의 금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외에도 세제혜택과 낮은 수수료 등의 저렴한 거래비용 및 보관과 인출이 쉬운 편의성 등이 시장 성장의 배경이다. KRX금시장은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없으며, 장내거래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도 부여한다. 타 시장 대비 거래비용이 가장 낮은 강점을 지닌다. 수수료도 총 0.3% 내외 부담으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 편의성도 높다.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10곳을 통해 주식처럼 편리하게 매매가 가능하다. 1g 단위의 소액투자도 된다. 보관과 인출도 자유롭다.
KRX금시장에서 매입한 금 현물은 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되며, 실물로 인출하는 경우 1kg당 2만원의 인출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장외시장은 안전한 보관이 불가능하며, 골드뱅킹은 실물 인출 시 약 4~5%(약 270만원/kg)의 인출 비용이 발생한다.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