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천억 원 돌파... 수출과 내수 둘다 잡았다
1981년 창립된 (주)인아(회장 오경승. 사진)는 변화무쌍한 주얼리 시장, 특히 규모의 경제가 어려운 파인 주얼리 산업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내수와 수출 모두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수출과 내수 법인의 통합 매출이 회계기준 1천억 원을 넘어 유통 및 코인업체 두어 곳을 제외하고 순수 주얼리 제조 분야에서 사실상 1위를 기록했다.
인아의 경쟁력 가운데 첫째는 독보적인 디자인이다. 매달 600여 종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보유한 디자인이 무려 7만여 종에 달해 바이어들의 다양한 요구를 원스톱으로 해결한다.
이와 같은 디자인 개발 능력은 세계 3대 주얼리 전시회 중 하나인 ‘홍콩 주얼리 & 젬 페어’에서 빛을 발해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이어들로부터 인정받았다.
둘째, 해외 투자 리스크 관리의 성공이다. 사실 주얼리는 해외 투자에 적합한 아이템은 아니다. 왜냐하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생산성이 낮고 값비싼 골드를 원자재로 하는 만큼 초기투자비용이 많다. 따라서 가득액이 낮아 인건비 절감의 매력이 많지 않은 데다 저임금 국가에서는 골드 수불에 애로가 많아 관리 시스템의 확립이 쉽지 않다.
또한 원격지로 인한 각종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아 웬만큼 기업화되지 않으면 투자금만 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베트남 호치민에 해외 공장을 설립한 이래 인아는 오경승 회장의 완벽주의 철학에 기초해 이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원칙을 철저히 고수함으로써 단 1그램도 허실이 없는 체제를 갖추었다.
현재 한국인 기술자를 포함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반지, 귀걸이, 펜던트, 목걸이 등 다양한 주얼리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셋째, 바이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소량 다품종의 복잡하고 다양한 바이어들의 각종 요구를 완벽히 소화하는 바이어 서비스 역량으로 시장에서 명성과 신뢰를 쌓았다. 영국의 어떤 바이어는 인아에서 보내온 포장을 풀 때가 즐겁다고 할 만큼 포장 하나에도 정성을 쏟는 인아의 서비스는 결코 그냥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는 막대한 투자는 물론, 탁월한 인재들의 아낌없는 뒷받침이 있었는데, 여러 인재들 가운데 가업을 이어 베트남 공장을 진두 지휘하는 아들 오영찬 사장의 능력은 그의 포용력과 더불어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삼성을 그만두고 일찍이 (주)미니센스를 맡아 내수 분야를 경영하는 딸 오민혜 사장은 재원으로 손색이 없다. 이제는 그들이 오너로서 실제 주역이 되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것이다.
오경승 회장은 원래 정부가 출연한 종합무역 상사 (주)고려무역에서 봉제 수출을 맡아 하던 무역인이었다. 그가 익산귀금속보석수출공단과 인연을 맺고 1981년 (주)인아를 창립, 큐빅지르코니아를 가공해 수출하면서 본격적인 주얼리인이 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중급 다이아몬드를 통해 신세대 예물주얼리 시장을 개척했고, 커플링 개념을 처음으로 시장에 도입했다.
백화점 매장에 진출하여 실용과 조화를 모토로 한 브랜드 고급화에 성공했고, 체계적이고 정확한 다이아몬드 등급을 제시해 고객의 신뢰를 얻었으며, 선도적 역할로 우리 나라 귀금속 시장의 양성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는 귀금속 보석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고, 장롱의 금도 내다 파는 분위기 속에서 매출이 급감하자 이를 계기로 과감히 품목을 전환,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작고 발랄한 디자인으로 미니 귀걸이를 제조, 침체된 시장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무엇보다 오너의 역량이 중요한 중소기업에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오 회장은 기업을 과감히 혁신하고 7년 전부터는 오영찬, 오민혜 2세들이 경영 일선에 적극 나서도록 함으로써 해외시장 다변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 회장은 “직원과 바이어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신뢰의 원칙을 철저히 지킨 결과”라면서 “요즘은 기업의 역량 제고를 위해 시장 트렌드를 읽고 영업적 마인드를 갖춘 인재 양성과 공장의 기술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고급 시장으로의 진출, 특히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으로의 재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고 그동안 방역의 성공으로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베트남마저 최근 코로나가 창궐하여 최대 도시 호치민 곳곳의 지역이 봉쇄되고 공장 폐쇄가 잇따르는 등 베트남 진출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인아의 전진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며 K-주얼리의 세계화에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 남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