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 아닌 현실속 자리잡은 가상·증강현실 기술
구매 전 착용샷 확인... 패션업계에 특히 안성맞춤
국내 주얼리를 비롯한 패션업계들에서 가상 착용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에 맞추기 위해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4명 중 1명은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패션 상품을 가상으로 착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17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KOFOTI)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온라인에서 패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8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5.3%는 가상 착용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 소비자의 이용률이 31%로 여성(19.8%)보다 높았다. 연령별 이용률은 20대가 32.8%로 가장 앞섰고, 이어 40대(26.6%), 30대(25%), 50대(18.1%) 순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7월 가상 착용 서비스인 ‘리얼 피팅’을 선보여 지금까지 이용 건수 43만 건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구매할 상품을 선택하고 휴대전화 화면에 얼굴을 비춰 착용 모습을 상하좌우로 확인할 수 있다.
귀걸이, 목걸이, 반지, 시계 등 패션잡화 상품에 적용됐고,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도 가상으로 써볼 수 있다.
국내 대표 파인주얼리 브랜드 골든듀(대표 이필성)는 지난 4월 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라 주얼리를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는 ‘AR 가상 착용’ 서비스를 런칭했다. 온라인 구매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과 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컨택트’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서비스다.
주얼리 가상 착용은 제품 특성상 귀, 손가락 등의 신체 부위를 정밀하게 인식해야 하므로 고난도 분야로 분류된다.
골든듀는 더욱 실감나는 가상 착용 구현을 위해 주얼리 분야에 특화된 가상 피팅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딥픽셀의 ‘스타일AR’ 솔루션을 도입하여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골든듀 홈페이지에서 구현되는 AR 가상 착용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가상으로 여러 제품을 번갈아 착용해보며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을 고를 수 있는데 반지의 경우 인공지능이 손가락 위치와 포즈, 길이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자신의 손 형태와 실제 제품 크기가 동일한 비례로 가상 착용되어 직접 착용한 것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AR 가상 착용 아이콘을 클릭하여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손 또는 얼굴 사진을 업로드 하고 원하는 제품을 클릭하면 가상 착용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상세 페이지, 장바구니 담기, 구매하기로 바로 연결이 되어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
이월드 주얼리 사업부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로이드(LLOYD)도 지난 5월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 개편한 공식몰을 선보였다.
로이드의 새로운 온라인몰은 AR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착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AR 기술은 현실 위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로 현실 이미지 위에 가상 이미지가 합성되기 때문에 더 현실감있게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로이드의 새로운 공식몰은 AR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실시간 영상으로 시착을 경험할 수 있고, 구매까지 온라인몰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는 일부 귀걸이 상품에 한해 AR 시험 착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다음달부터 반지, 목걸이 등 카테고리를 확대해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더해 ‘선물 큐레이션’과 ‘오늘도착’ 서비스를 통한 온라인 선물하기 기능을 강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 착용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며 “실제로 서비스 이용 경험이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앞으로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외부 출입을 피하면서 제품과 가격을 비교하기 편하고 클릭 한 번이면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았다.
그러나 이런 쇼핑방식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상품을 직접 보거나 착용해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솔루션 중 하나로 AR이 떠오르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AR의 편리함을 적극 활용 중이다.
미국 경영학계 매거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닐슨글로벌의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실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로 AR과 가상현실(VR)을 꼽았다. 또한 설문 대상 중 51%는 구매할 제품의 평가에 AR과 VR 기술을 기꺼이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도 여러 지역에서 록다운 조치가 취해지던 팬데믹 초기 무렵 제품을 착용해보는 경험이 특히 중요한 주얼리 업계는 매장 문을 열지 못하면서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 시기에 유명 주얼리 브랜드 켄드라스콧이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는 AR 기능을 인터넷 사이트에 신속하게 도입해 귀걸이나 목걸이를 가상으로 착용할 수 있게 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 에스테로더, 구찌, 미우미우 등도 AR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팬데믹 이전에도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AR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패턴의 변화와 더불어 이제는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한 화려한 기능이 아니라 실제로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유용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AR 기능을 갖춘 제품이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실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94%나 높은 것으로 밝혀져 AR의 실효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