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시즌 겨냥한 가격인상 도미노에도 소비는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보복소비 심리 표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1일 티파니앤코, 까르띠에, 오메가 등 명품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소속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오는 25일 목걸이와 팔찌 등 주요 제품을 인상했다. 지난 6월 일부 주얼리 가격을 7~11%가량 인상한 지 2개월 만이다.
9월 1일에는 프랑스 명품 까르띠에가 전 제품의 가격을 2~6% 인상한다. 품목별 인상 폭은 시계류는 2%, 주얼리류는 4.5%로 알려진다. 인기 제품인 탱크 솔로 시계는 57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러브팔찌는 785만원에서 830만원으로 오른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7월 가격을 인상한 이래 14개월 만에 조정한다.
예물 시계로 인기가 높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도 같은 날 주요 제품의 가격을 5%가량 인상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도 내달 중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가 가격을 4%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 가격을 조정하는 브랜드들은 모두 보석과 시계를 주력으로 생산·판매하는 곳으로, 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가량 가격을 인상하는데, 주로 결혼식이 몰린 봄과 가을에 가격을 올린다.
앞서 올 상반기에는 샤넬과 디올,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샤넬은 지난 5월 중순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는데 이로 인해 인상 전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언론들은 명품은 특정 고객들이 과시적인 목적으로 사기 때문에, 경기 변동과 소비 침체 등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소개했다.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통한다. 일각에선 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소비 욕구를 해소하려는 보상소비(보복소비)가 명품 소비를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도 보복소비로 인해 명품 수요가 늘자 브랜드들 역시 앞다퉈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예비 신혼부부들이 예물로 자주 찾는 주얼리·시계 브랜드들이 일제히 인상을 준비하는 것을 볼 때 가을 혼수철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재우 기자